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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이야기/한반도의 첫봄 대평리로 옵서

제주판 모세의 기적 '서건도'

by 여랑 2011. 6. 17.

법환초등학교에서 서쪽으로 600m지점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만나는 서건도. 서건도는 서귀포시 강정동 산 1번지이고 지목은 임야, 면적 1만3367㎡, 소유주는 재무부로 돼 있다.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2㎞지점에 위치해 있고 시 관내 7개 무인도서 중 유일하게 도보접근이 가능하며 하루 2회 썰물로 바닷길이 열려 '제주판 모세의 기적'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섬 전체가 부식하기 쉬운 토양으로 돼 있어 마을사람들로부터 '썩은 섬'으로 불리기도 하고 바다위에 떠 있는 섬이라하여 '부도'라고도 불리는데 소나무가 몇그루 있고 억새밭으로 이뤄져 있다.

서건도 바다 갈라짐 현상은 보름이나 그믐에 규모가 크며 △5월26~28일 △9월7~9 △11월5~8일, △12월3~7일 사리기간에는 바다 갈림 현상으로 갯벌의 폭이 10여m까지 갈라져 가장 넓다.

지난 2001년에는 탐라시대 초기인 BC1세기께 유물이 다수 발견돼 세인의 이목을 끌었다. 해안선 지질조사를 하던 자연사박물관 연구진은 최근 서건도의 해안 절개지에서 대정읍 상모리의 공열토기(청동기)문화 말기, 애월읍 곽지리 토기(철기)시대 전 단계의 것으로 보이는 유물들을 발견했다.

발견된 유물은 공열토기의 깨어진 조각과 망치돌, 주거흔적인 목탄, 맷돼지 뼈로 보이는 동물의 뼈등으로 이는 당시 서건도에 사람이 거주하고 있었음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학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최근에는 서귀포시가 서건도를 생태․체험관광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 이제 이 섬도 몸살을 앓을 위기에 처해있다.

2005년까지 31억4000만원을 투입한다는데 올해안에 서건도 생태관광개발에 따른 기본설계용역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서귀포시는 서건도의 지리적․입지적 여건을 감안해 친환경적인 시설물을 도입하고 지역주민과 환경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기본설계 용역에 적극 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 언제나 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예를 한 두 번 보아온게 아니다.

언제나 그런 심정이지만 차라리 알려지지 말았으면 조용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있을 텐데 이제 그 유명세를 치러야 되는가 싶어 울적하다. 그래서 혼자만 즐기고 싶은 곳이면 차라리 알려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예우가 될 때가 많다.

인간이 발길이 덮이기 시작하면 금방 변모하는 것이 자연이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만 해도 성산포 섭지코지가 그랬고 중문 지삿개 주상절리가 그랬다. 이곳들은 이제 도내 어느 이름 있는 관광지보다 더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장소가 돼버렸고 심한 개발바람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