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170

대평리-한반도 봄의 시작을 알리고 제주에 봄을 제일먼저 알린다는 안덕면 대평리(大平里). 안덕계곡 입구에서 남쪽으로 난 군도를 따라 대평리로 발길을 돌린다. 겨울속에서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동서고금을 떠나 모든 사람들이 한결같은 심정이다. 구불구불 휘어진 길을 내려가다보니 철이른 유채꽂이 길가에 한 무더기 수줍게 피어 오고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붙잡는다. 여기는 겨울속에 벌써 봄인가 싶다. 조금더 내려가니 길 왼편에 북성사․성관사라는 절이 나오고 '큰드르','난드르'라는 우리말의 한자표기인 대평리가 한눈에 들어오고 태평양이 와락 안겨오는 듯한 느낌이다. 남쪽의 대양을 제외한 삼면이 병풍과 같은 절벽과 언덕으로 이루어진 한가운데 자리잡은 대평리는 마치 둥우리 속의 알처럼 보인다. 마을 어귀인 햇모루는 고지대에 자리하고 있어 이곳에서 내려다 .. 2011. 4. 30.
오현단 배향인물 선정의 아이러니 오현단은 제주에 파견된 수많은 관리와 유배객중 제주의 문화와 사상, 정신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낀친 5분을 가려뽑아 그들을 기리기위해 마련한 곳이다. 오현단은 지금으로부터 400여년 전인 선조 11년(1578년) 제주판관 조인후가 충암 김정을 추모하여 가락천 동쪽에 충암묘를 건립한 것이 시초인데 충암묘는 이로부터 80여년후인 효종 10년(1659년) 귤림서원으로 현액된다. 그후 현종 6년(1665년) 판관 최진남이 충암묘를 지금의 오현단(구 오현학원 자리)으로 옮겼으며 4년후인 현종 10년(1669년)에는 동계 정온과 청음 김상헌을 함께 배향했고 숙종 4년(1678년) 규암 송인수, 숙종 21년(1695년)에 마지막으로 우암 송시열이 배향됨으로써 오현이 갖춰진다. # 김정.정온.김상헌.송인수.송시열 배향 .. 2011. 4. 30.
유배객들, 그들에게 제주는? 제주시내에는 광해군 말고도 걸죽한 유배인들의 적허지가 있다. 그중 귤림서원, 지금은 오현단에 모셔진 오현(五賢)중 처음으로 배향된 충암 김정은 제주읍성 동문 밖 금강사지(金剛寺址․지금의 동문시장 남쪽 남수교 인근)가 그의 적거지였다. 충암은 김종직의 문인으로 중종 때에 조광조와 더불어 왕도정치를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하다 기묘사화로 조광조 등과 함께 탄핵당해 사약을 받을 누란지계의 위기에서 정광필의 노력으로 목숨을 건져 처음에는 금산(錦山)으로 유배됐다 뒤에 제주로 오게 되는 인물이다. 충암 김정은 중종 15년(1520) 8월에 제주목으로 유배당하는데 이듬해인 중종 16년(1521)에 사약을 받고 제주에서 사망한다. 그는 제주 유배 기간에 제주향교 교수 김양필, 유생 문세걸 등 제주 유생들과 교류하였고 제.. 2011. 4. 30.
광해군, 명분론에 밀려 제주해협을 건너고 고려시대부터 제주에 유배당한 사람들중에는 왕족을 비롯해 많은 정치인들이 있지만 가장 세인의 이목을 끌었던 인물은 광해군일 것이다. 광해군은 한때 조선 제15대 임금으로 국정을 이끌다가 폐위되어 온 최고의 유배객이었기 때문이다. 광해군은 1623년 3월13일(음력) 서인세력에 의해 조카인 인조를 옹립하는 반정이 일어나면서 그는 가족과 함께 강화도에 유배되었고 뒤에 강화도에 부속된 작은 섬 교동에 이배되었다가 인조 15년(1637) 4월에 제주도로 유배지가 옮겨졌다. 당시 조정에서는 광해군에게 유배지역을 알리지 못하도록 하였을 뿐만 아니라 바다를 건널 때에는 배의 사방을 모두 가리어 밖을 보지 못하도록 하여 제주에 유배시키는 것을 비밀리에 행하였다. 그러나 인조는 추운 겨울에 추위를 염려하여 겨울옷을 광해군.. 2011. 4. 28.
빗나간 야욕이 부른 시대의 상처 조금은 우울한 마음을 쓸어내리고 삼의사비에서 차를 돌려 동쪽으로 5분여 거리에 보성초등학교가 나오는데 그 정문에 묘비하나가 소슬하게 우리를 맞는다. 이름하여 '동계 정온 유허비'. 정온(1569~1642)은 광해군 때 제주에 유배되어 10년 동안 생활하다가 인조반정으로 유배가 풀려 떠난 사람으로 호는 동계(桐溪)․고고자(鼓鼓子), 본관은 초계(草溪) 진사 惟明의 아들이다. 광해군 6년(1614) 부사직(副司直)으로 영창대군(永昌大君)의 처형이 인륜에 어긋났음을 상소하고 그 가해자인 강화부사 정항을 참수하라고 주장하였는데 이로 인해 그해 8월 대정현 인성리에 유배된다. 유배생활 중에 「덕변록(德辨錄)」․「망북두시(望北斗詩)」․「망백운가(望白雲歌)」를 짓기도 했다. # 동계 정온 '스승을 버리고 소신을 택하.. 2011. 4. 28.
아! 가파도....무욕의 땅 너를 그리며 알뜨르비행장을 뒤로하고 송악산으로 차를 돌리니 산방산과 용머리 해안을 뒤로하고 이어지는 해안길은 푸른바다 위에 조각처럼 떠 있는 형제섬을 끼고 돌아 송악산으로 연결된다. 송악산은 해발이 104m 밖에 안되는 뒷산같은 오름이지만 동․서․남 세면이 바다쪽으로 불거져나온 10~14m의 기암절벽으로 그 정상에서 태평양을 관망하는 경관은 시원함을 넘어 장쾌함을 준다. 동쪽으로는 우뚝 솟은 산방산과 단산, 그리고 사계리부터 서귀포까지 끊어질 듯 이어지는 해안선이 펼쳐지고 서쪽으로는 옛 대정현이 한눈에 조망된다. 남서쪽으로는 마치 바다에 놓은 징검다리 같은 가파도와 마라도가 손에 잡힐 듯이 보이며 코앞에 떠 있는 형제섬은 인상적이다. 대정에서 약 5.5㎞ 떨어져 있는 가파도는 면적이 25만8000여평으로 마라도 9만.. 2011. 4. 27.